Mardi Gras marches into first for ABC in ratings
위축된 마디 그라 열기…부추기는 공영 방송사

2024 마디그라 행사를 호주 전역에 생방송한 ABC 중계진
2024 마디그라 행사를 호주 전역에 생방송한 ABC 중계진

3월 2일 저녁에 펼쳐진 세계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축제 ‘마디 그라(Mardi Gras)’의 시가지 퍼레이드 행사를 호주 전역에 생중계한 호주공영 ABC-TV가 주말 저녁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ABC-TV를 통해 마디 그라 퍼레이드를 지켜본 총 시청자 수는 183만 4000명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으나, 평균 시청자 수는 44만 1000명으로 집계돼 이 부문에서는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ABC는 3월 2일 저녁 시드니 옥스포드 거리를 중심으로 성대히 펼쳐진 제46회 마디 그라 행사를 TV와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했다. 

마디 그라 행사는 1994년 ABC가 최초로 생중계를 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2020년 26년 만에 다시 생방송으로 호주 전역의 안방을 찾아왔다.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SBS 측은 전 세계에서 온라인 시청이 가능하도록 지오 블록(해외 접속 차단)까지 풀었다.

그리고 올해는 다시 ABC가 생중계 바통을 이어받았다. 

1994 ABC…2020 SBS

1994년 세계 가족의 해를 맞아 “우리 모두 한 가족”이라는 주제를 내건 마디 그라 행사는 공영 ABC를 통해 호주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동성 결혼 국민투표를 앞둔 2015년 또 다른 공영방송사 SBS 가 마디 그라 퍼레이드를 녹화 중계했고, 2020년에는 마침내 생중계의 ‘원대한 목표’를 성취했다.

SBS의 생중계는 호주 전역에서 총 12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간대 시청자 점유율 10%로 Ch10의 7.4%를 앞질렀지만 중계 비용을 고려하면, 1994년의 ‘대박’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2020년의 마디 그라 생중계는 코미디언 조엘 크레이시(Joel Creasey), SBS뉴스 진행자 나렐다 제이콥스(Narelda Jacobs), 가수 겸 방송 진행자 코트니 액트(Courtney Act) 그리고 코미디언 조어 쿰스 마르(Zoë Coombs Marr) 등이 맡았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지난 2020년 마디 그라 행사의 생중계를 맡은 코미디언 조어 쿰스 마르, SBS뉴스 진행자 나렐다 제이콥스, 코미디언 조엘 크레이시, 가수 겸 방송 진행자 코트니 액트

마디 그라 46년

46년의 세월 동안 동성애자들은 성소수자로 기성 사회의 한 계층으로 변모했고, ‘금기의 사랑’은 이제 ‘합법화’되는 등 마디 그라 행사의 제반 사항은 급변했다.

하지만 ‘성소수자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점을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표출한다는 ‘마디 그라’ 행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물론 마디 그라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연도의 시민들 수가 한때100만 명을 상회했으나 이제는 20만~30만으로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행사 규모는 축소됐지만 그 열기만은 여전하다.

마디 그라 행사의 유래는 1969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 6 ‘Stonewall’ 시위

마디 그라 행사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시드니 옥스포드가에 위치한 동성애자들 전용 술집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계속되자 이들은 자신들에 대한 차별 중단과 관련 법 철폐 등을 요구하며 세계 최초로 동성애자 시위(Stonewall 시위)를 벌였다.

그리고 9년 후인 78년 6월 24일 Stonewall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첫 번째 마디 그라 행사를 시드니에서 개최했으며 1982년부터는 각종 예술행사도 병행하기 시작하면서 마디 그라 행사는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급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1985년 에이즈 발견으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시각은 더욱더 차갑고 강경해져 마디 그라 행사는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그러나 어려움을 딛고 강행된 행사는 1988년 호주 건국 200주년을 맞아 원주민 동성애자들이 적극 참여하면서 제2의 성장기를 맞게 된다. 

그리고 90년대 들어서면서 마디 그라 행사가 지역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각 지역 카운슬들은 행사 후원금마저 앞다투어 제공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호주에서 열리는 수많은 문화축제 행사 가운데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호주인에 의해 준비되고 밖으로 유출되는 돈이 전혀 없다는 마디 그라 행사.

이 축제가 시드니 지역경제에 매년 안겨 주는 이익은 한때 1억 달러에 달했다. 

이런 이유로 보수계층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마디 그라 행사는 호주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종합 문화축제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지금은 마디 그라 행사가 과도하게 상업화됐다는 비난 속에 공공기관의 후원은 크게 축소됐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눈에 띄게 쇠락하고 위축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국 홍석천, 2001년 마디 그라 참가

2001년 마디 그라 퍼레이드에는 한국의 유명 연예인 홍석천 씨가 홀로 참여하면서, 마디 그라 행사가 한국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후 한국의 성소수자들의 마디 그라 참여는 확대됐고 팬데믹 사태 이전까지 매년 퍼레이드에 참가해왔다.

마디 그라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퀴어 영화제’에서도 한국 작품들은 호평을 받아왔다.

2022년 마디 그라 영화제에는 성소수자 자녀를 둔 한국인 부모이 애환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과 성소수자들의 불안한 삶을 그린 영화 ‘정말 먼 곳’이 소개된 바 있다.

팽창하는 LGBTIQ+

마디그라는 게이 레즈비언의 동성애자 축제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성소수자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성수자들이 과거에는 단순히 남성 동성애자(gay)와 여성 동성애자(lesbian)로 국한됐지만, 지금은 LGBTIQ+로 표기되듯 외연의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

성소수자들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의 색상 및 디자인의 변화가 이 같은 외연의 확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한다.

무지개 깃발은 성소수자들의 '긍지'(pride)를 상징한다.

무지개 깃발은 현재 밝은 8가지 색의 줄무늬로 장식돼 있고, 색상마다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무지개 깃발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까지는 동성애 축제의 상징이었지만 2016년 경부터는 억압과 차별계층에 대한 지지 및 연대의 뜻도 내포하게 됐고, 온라인의 대표적 이모지가 되기도 했다.

더 나아가 2017년에는 사회 소외계층을 상징하는 의미를 깃발에 포함시키기 위해 무지개 깃발 색상 테두리에 검정색과 갈색도 포함시켰다.

유색인종에 대한 포용과 통합을 상징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한다.

성소수자들의 두문자어(LGBTIQ+) 역시 같은 맥락에서 계속 길어지고 있다.자녀를 둔 한국인 부모이 애환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과 성소수자들의 불안한 삶을 그린 영화 ‘정말 먼 곳’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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