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선방에 총선 압승…선거법 개정 후 첫 단독정부 구성 가시화

뉴질랜드 집권 노동당을 이끄는 저신다 아던 총리(가운데 오른쪽)가 16일 선거운동 마감일을 맞아 오클랜드의 사우스몰을 방문해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뉴질랜드 집권 노동당을 이끄는 저신다 아던 총리(가운데 오른쪽)가 16일 선거운동 마감일을 맞아 오클랜드의 사우스몰을 방문해 지역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37살에 뉴질랜드 정상에 등극했던 노동당의 자신다 아던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17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자신다 아던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을 압승을 거뒀고, 1996년의 선거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단독 정부를 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재집권에 성공한 자신다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 국민 모두를 위해 정부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재집권의 포부를 밝혔다.

단일 의회인 뉴질랜드에서는 총선을 통해 120명의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19일 새벽 현재 집권 노동당은 64석을 확보해 2017년 총선 당시보다 18석을 추가했다.

야당인 보수 성향의 국민당은 35석에 그쳐 지난 총선 때보다 21석이나 감소하는 참패를 겪었다.

또 다른 보수당인 액트당과 진보성향의 녹색당은 각각 10석을 확보했고 마오리당은 1석에 그쳤다.

정당 득표율은 노동당 49%, 국민당 27%, 액트당 8%, 녹색당 7.5%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노동당의 압승이 확실시되자 자신다 아던 총리는 총선 승리 선언 연설을 통해 "뉴질랜드 국민들이 반세기만에 노동당에 가장 큰 지지를 보내줬다"며 국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 뉴질랜드를 더 강하게 재건할 것"이라며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주디스 콜린스 국민당 대표는 패배를 시인하면서 "보다 더 강하고 결속된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6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혼합비례대표제(MMP)가 도입된 이후 뉴질랜드 총선에서 한 정당이 과반의석을 얻어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집권에 성공한 아던 총리는 37세이던 2017년에 뉴질랜드 총리직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젊은 행정부 수반 가운데 한 명이 됐다.

그는 여성으로서 여성권에 대한 인식이 남달랐으며 재임 중에 출산을 한 세계 두 번째 행정수반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특히 아던 총리는 재임 기간에 행정가로서 중대사건이 발생했을 때 결단력이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던 총리는 국제사회가 모범 사례로 주목할 만큼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확진자가 102명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국경을 봉쇄하고 전국적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강하게 일찍'(go hard and go early)이라는 슬로건이 대변하는 이런 선제적 조치 덕분에 피해를 대거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1천883명, 누적 사망자는 25명에 불과하다.

작년 뉴질랜드 남섬 크리스마스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하게 강력한 총기규제를 도입했다.

같은 해 화이트 아일랜드에서 화산 분출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있었을 때도 현장을 찾아 응급처치 요원들을 격려했다.

아던 총리는 중대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항상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거나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대중의 지지를 결집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2008년 정계에 진출한 한인동포 1.5세 멜리사 리 국민당 의원은 오클랜드 마운트앨버트 지역구에 출마해 아던 총리에게 패했으나 국민당 비례대표로 5선 고지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깃발을 들고 크라이스트처치 뱅크스페닌슐라 지역구에 출마한 20대 한인 여성 캐서린 주 후보는 낙선했다.

또 지난번 노동당 내각에서 부총리와 외교부 장관을 역임한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제일당 대표도 저조한 정당 득표율로 국회 진출에 실패하면서 40여년의 정치인생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불치의 말기질환 환자들에게 안락사를 허용하는 '생명 종식 선택 법안'과 여가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하는 '대마초 합법화 통제 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도 실시됐고 그 결과는 오는 30일 발표된다.

노동당의 재집권을 이끈 자신다 아던 총리.
노동당의 재집권을 이끈 자신다 아던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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