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eavyweight in Australia’s political history
[호주인물탐구] 노동당 외교정책 비판 선봉장 된 노동당 출신 연방총리 

(AAP Image/Mick Tsikas) 3월 15일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ABC의 중견언론인 로라 팅글과 대담하는 폴 키팅 전 연방총리 
(AAP Image/Mick Tsikas) 3월 15일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ABC의 중견언론인 로라 팅글과 대담하는 폴 키팅 전 연방총리 

호주의 ‘탈 유럽, 친 아시아’를 주창한 폴 키팅 전 연방총리(80, 1991-1996 연방총리 재임)는 호주 현대 정치사의 거목이다. 

연방총리 등극에 앞서 봅 호크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맡았을 당시 국내 언론들은 그를 “세계 최고의 재무상”이라는 격찬을 서슴지 않았다.  

연방총리 재임 중에는 “호주는 유럽국가가 아닌 아시아 국가”라는 폭탄 선언과 함께 친 아시아 정책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역설했고, 호주 역사의 분수령이 된 원주민 토착소유권(Native Title)을 세상에 선보였다.  

그랬던 그가 자신의 친정인 현 노동당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폴 키팅 전 연방총리는 현 정부의 중국 정책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며, 여야 정치권은 물론 언론계까지 성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캔버라 내셔널 프레스클럽 좌담회에서 “호주정부가 중국에 대한 봉쇄정책을 펼치려 한다. 이는 대단히 잘못된 정책이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중견 언론인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피터 하처 정치/외교 편집국장을  정조준하며 “칼럼 등을 통해 중국이 호주의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것으로 확대포장하고 있다”면서 “한 마디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통박했다.  

피터 하처 국장은 칼럼 등을 통해 봅 카 전 외무장관과 폴 키팅 전 연방총리의 친 중국성향을 신랄히 비판한 바 있다.  

폴 키팅, 호주 외교•안보 수장 성토 

최근 폴 키팅 전 연방총리는 페니 웡 외무장관과 마이크 버지스 호주안보첩보원(ASIO) 원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폴 키팅 전 연방총리는 최근 캔버라 내셔널 프레스클럽 좌담회에서 “현 정부는 중국에 대한 봉쇄정책 추진에 혈안이 돼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정책이다”면서 외교 및 안보 수장들을 정조준했다.  

폴 키팅 전 총리의 이 같은 비판은 호주와 아세안 간 대화 관계 수립 50주년을 기념해 멜버른에서 개최된 아세안·호주 특별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폴 키팅 전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페니 웡 외무장관은 중국을 노골적으로 격리하는 방향으로 이끌었지만, 이 같은 호주정부의 방향은 아세안 회원국의 정책적 시각과도 상반된다”고 주장했다.  

폴 키팅 전 총리는 또 마이크 버지스 ASIO 원장을 겨냥해 “앤소니 알바니지 정부의 외교정책을 송두리째 망치려 하고 있다”면서 “그는 지난 2022 연방총선 직후 해임됐어야 했다”고 돌직구를 던졌다.  

마이크 버지스 원장은 최근 연방의회에서 거행된 '연례 국가 안보 위협 평가보고'를 통해 "외국 첩보 조직이 호주를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한 전직 연방의원을 포섭하는 데 성공했고, 호주 내 중국계 재야인사들에 대한 중국 첩보 당국의 노골적인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한 방송사와의 회견을 통해 의회에서 언급된 외국 첩보 조직이 중국 기관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봅 카-폴 키팅
봅 카-폴 키팅

폴 키팅, 핵추진잠수함 결정 맹비난  

“1차 대전 당시 징병제 도입 이후 최악의 외교적 오판” 

폴 키팅 전 연방총리는 앞서 정부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결정에 대해서도 독설을 퍼부었다. 

총 3680억 달러 규모의 핵잠수함 도입 계획에 대해 노동당 출신의 폴 키팅 전 연방총리는 “세계 제1차 대전 당시의 징병제 도입 이후 최악의 외교적 오판이다”라고 직격하면서 그 책임자로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총리를 비롯 페니 웡 외무장관과 리차드 말스 국방장관을 정조준했다. 

폴 키팅 전 연방총리는 “호주를 수렁 속으로 몰아가는 악수 중의 악수”라면서 “앵글로 국가권의 안보를 위해 아시아 지역의 안보를 포기하려 한다”고 질타했다. 

폴 키팅 전 총리는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의 연설에서 이처럼 지적하고 “페니 웡 외무장관과 리차드 말스 국방장관은 최우방국(미국, 영국)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호주를 위험의 길로 이끌고 있다”고 비평했다. 

그는 “현 정부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안보 해답을 236년 전 호주를 차지한 식민지 시대의 주인인 영국으로부터 찾으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면서 “2023년 노동당 정부가 앵글로 국가권 내의 안보를 위해 아시아 지역의 안보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거듭 지적했다. 

폴 키팅 전 총리는 “모든 문제는 매우 현명하지 못한 페니 웡 장관과 리차드 말스 장관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총리에게 있다”며 독설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페니 웡 외무장관을 겨냥해 “오커스 안보협약이 체결되기 5년 전인 지난 2016년 이미 외교정책, 국방정책에 있어 자유당 연립과 갈등 구도를 보이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 최대의 실수”라고 거듭 질타했다. 

폴 키팅 전 연방총리의 이 같은 비평에 대해 다수의 언론 매체들은 “세상이 바뀐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연방총리 시절의 폴 키팅
연방총리 시절의 폴 키팅

오커스 탈퇴도 촉구  

그는 또 호주의 ‘오커스’(AUKUS-호주, 영국, 미국 삼각동맹) 탈퇴도 공개적으로 촉구해 파문을 촉발시켰다.  

그는 “현 노동당 정권이 (전임 자유당 연립의 유산인) 오커스 안보동맹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호주에 비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팅 전 총리는 또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협의체에 대해서도 극명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국내 보수 언론은 발끈했고, 야당인 자유당 연립의 수잔 리 부당수는 “중국 공산당에게 악용 당할 수 있고 호주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또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총리는 즉각 폴 키팅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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