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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종교의 만남…신앙생활에 득일까 실일까?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을 지나며 기독교 영화가 잇달아 개봉했다. 고난주간에는 영화 <막달라마리아>가 상영했으며, 이어 개봉한 <바울, 그리스도의 사도(Paul, Apostle of Christ); 이하 영화 바울>가 호주 전역에서 기독교인들 만나고 있다.

영화 바울은 호주박스오피스 상영 첫주 8위에 올랐으며 10위권을 꾸준히 유지했다. 영화 바울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의 ‘예수 그리스도’역으로 분한 바 있는 제임스 카비젤이 ‘누가’역을 맡아 등장하면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바 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전세계 기독교인들에게는 특선영화 같이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마치 주인공 맥컬리 컬킨이 40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특선영화로 대표성을 지니는 <나홀로 집에> 처럼 말이다.

하지만 실재 최고 극장상영 최고 흥행을 이끈 기독교 영화는 영화 <노아>였다.

러셀 크러우와 엠마왓슨이 출연 한 것만으로도 사실상 흥행 수표였던 <노아>는  개봉과 동시에 전세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진입했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영화 <노아>의 누적집계는 무려 200만이 넘어서 기독교영화 단연 역대 1위의 흥행 기록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누적 관계수 약 85만 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사실상 <노아>는 성경적 요소를 지녔지만 비종교인들에게도 판타지 영화로 인식되게 해 극장가로 관객을 불러 모았기 때문이다.

<영화 '노아'에 출연한 엠마왓슨.>

영화 노아 비성경적 논란

<노아>는 상영후에 기독교 내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몇가지 장면이 뉴에이지 상징성을 담고 있었고 내용도 성경내용과는 사뭇 달랐다. 미국에서 기독교인과 유대인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을 때도 '성서 왜곡'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거센 비판이 쏟아졌지만 <노아>는 감독의 의지대로 재편집 없이 개봉한 바 있다.

<노아>는 창세기 6∼8장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많은 허구의 인물과 설정을 도입했다.   타락한 천사들이 노아를 도와 방주를 만드는 설정부터 불편하게 다가온다. 셈이 쌍둥이를 낳았는데 그 손녀들을 죽이려는 노아의 모습이나, 대대손손 유산처럼  가지고 있는 뱀 껍질이 어떤 힘이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장면 등 성경과 판이한 내용들이 즐비하다.

<영화 촬영을 위해 건설중인 방주 세트장. 영화 노아에서 방주 속으로 쌍쌍이 모여드는 동물들의 모습은 장관을 이뤄 명장면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노아>로 인해 성경이 다시 큰 이슈가 된 것은 틀림없다.  노아의 홍수가 실재로 일어났는지, 방주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조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비기독교인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며 성경과 영화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게 했다.

꼭 성경에 있는 대로 그려 내야만 성경적인 것인가. 다른 요소가 들어가면 비성경적인가. 어쩌면 한 편의 텍스트가 보여 주는 주제와 메시지, 그것을 풀어내는 상상력이 지금 이 시대 현실을 향한 전언일 수 있지 않을까.

<영화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 스틸 이미지>

 

외경으로 풀어본 '막달라 마리아'의 삶

<노아>이후에도 많은 기독교영화가 개봉했지만 이렇다 할 큰 반항을 불러 일으키진 못했다. 영화 <바울>은 주인공인 바울보다 누가로 출연한 ‘제임스 카비젤’ 때문에 사실 관심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바울>보다 조금 앞서 개봉한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 (Mary Magdalene, 2018)> 는 처음 시도되는 설정이 이목을 끌었다.

작은 어촌 마을에 사는 막달라 마리아(루니 마라)에게 가족들은 정혼을 강요한다. 마리아가 정혼을 거부하자 그녀의 가족들은 마리아에게 마귀가 씌었다고 판단해 고문에 가까운 퇴마 의식을 행한다. 그래도 마리아에게 변화가 없자 가족들은 기적을 행하기로 유명한 랍비 예수(호아킨 피닉스)를 불러온다. 예수는 마리아에게 마귀가 없다고 말해주고, 예수의 강연에 감동받은 마리아는 사도로서 예수와 동행한다.

이 작품은 기독교에서는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고, 외경으로 분류된 ‘마리아 복음서’를 바탕으로 하기때문에 시작부터 껄끄러울 수 있다.  하지만 성서와 무관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종교를 떠나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인물은 마리아 이외에도  ‘베드로’ 그리고 예수를 밀고한 ‘유다’다. 세 사람은 모두 예수의 사도이지만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마리아는 아무 목적 없이 예수의 제자가 된다.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마저도 어떠한 보상도 안 받고 용서하는 예수의 숭고함에 이끌려 그를 따르는 인물로 묘사된다.

반면 베드로와 유다는 예수가 가진 능력을 이용해 혁명을 꿈꾸는 인물로 등장한다. 물론 두 사람도 차이가 있다. 베드로는 철저히 이성적이다. 가는 곳마다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는 예수가 어떻게 하면 좀더 극적으로 메시아로 칭송받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유다는 베드로와 달리 광신도처럼 예수를 따른다. 예수가 하루 빨리 예루살렘에 입성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고 자신을 천국으로 이끌어주길 바란다.  이를 위해 밀고까지 감행한다.

예수가 죽자 세 사람의 선택은 또 갈린다. 자신이 꿈꾸던 이상이 무너졌다고 여긴 유다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베드로와 마리아는 예수의 부활을 믿고 복음 전파에 나서지만 차이가 있다. 베드로는 예수의 부활을 극적인 장치로 활용, 견고한 계획 아래 복음을 전파하려 하고 마리아는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예수의 사상 전파에 나선다.

각각 순수하고, 계산적이고, 극단적으로 묘사되는 마리아, 베드로, 유다의 모습은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할 때 사람들이 보여주는 반응을 대변한다.

<영화 ‘바울, 그리스도의 사도’에 등장하는 짐 카비젤(왼쪽)과 제임스 폴크너.>

 

‘그리스도의 사도, 바울’(PaulApostle of Christ)

앤드루 하얏트가 감독을 맡아 제작된 이 영화는 로마의 네로 황제시절 로마의 한 감옥에 갇혀 있던 바울이 마지막 순간에 이르는 그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죽으시고 부활한지 약 30년이 지난후, 기독교인들이 로마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극심한 박해를 받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누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바울이 투옥되어 있던 감옥을 방문하고 그로부터 얻은 지혜를 많은 지역교회 교인들에게 나눠주고자 한다. 그렇게 ‘사도행전’이 기록되었다고 영화는 설정하고 있다.

원래 바울은 사울이란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는 아주 신실한 유대교 신자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을 핍박하는데 앞장섰던 자다. 이렇듯 악명 높은 박해자 ‘바울’(제임스 펄크너)이 예수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제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바울>역시 성경에는 없는 에피소드를 담아 내고 있지만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기를 거부하고 끔찍한 죽음을 기꺼이 맞이하는 순교자들의 모습이 묵직하게 다가와 이야기 흐름을 위해 가상으로 꾸며진 이야기가 크게 문제시 되지 않게 느껴진다.  

극중 누가 역할을 맡은 짐 카비젤은 크리스천포스트와인터뷰에서 출연 이유에 대해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장르의 영화이기 때문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연예계가 기독교를 배척하고 있는데, 신앙을 기반으로 한 영화에 계속 출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연예계 산업은 약 100년 정도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세와 아브라함으로 돌아가면, 하나님의 말씀은 5,000년이 된다”면서 “할리우드의 천박함 대신 하나님을 섬길 것”이라고 답했다.

또 “내가 성경의 인물을 연기하기에 적합한 인물인가? 아니다. 한 번도 예수의 역할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한 친구가 ‘하나님은 항상 최고를 선택하시는 분은 아니다. 하나님이 너를 선택하셨는데 어떻게 할래?’ 라고 물었다. 난 분명히 스크린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의 역할을 맡는 일을 소명처럼 느낀다”고 덧붙였다.

기독교인은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해석하고 확장해서 이야기하고, 다시 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설교자 이야기도 들어야 하겠지만, 바람결에 흘러나오는 얘기, 세상에서 나오는 얘기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진짜 기독교가 말하는 복음의 삶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끄집어낼 수 있다면 어떤 장르이던 그 영화는 오히려 복음적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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