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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대째 이어져 오는 ‘인연’···끝나지 않은 이야기예요.”

(사진: 전시회는 대형책으로 두 가족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려냈다. 작은 사진은 텔마 힐리의 다이어리.)

 ‘부산으로 가는 길, 두 가족을 맺어준 특별한 여정’展 큐레이터 김소연

빨간 다이어리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됐다. 한국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호주 엄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빼곡하게 적었고, 이 이야기를 알게 된 한국 엄마는 부산에 있는 그 아들의 무덤을 살뜰히 살폈다. 할머니의 유품으로 그 빨간 다이어리를 발견한 손녀는 이 이야기를 책 ‘부산으로 가는 길’(루이스 에반스 저)로 펴냈고, 이 가족의 인연은 3대째 내려오고 있다.  

두 가족의 인연을 조망한 전시회 ‘부산으로 가는 길, 두 가족을 맺어준 특별한 여정’의 큐레이터를 맡은 김소연 작가 역시 감동적인 이야기에 매료돼 4개월이란 시간 동안 전시회 준비에 모든 것을 쏟았다.

두 가족의 이야기는 어느덧 자신의 일부가 됐다.

“오프닝 때 두 가족 분들을 뵀는데, 오래 전부터 아는 분들처럼 여겨졌어요. 무엇보다 전시회를 둘러보시고 좋아하셔서, 저 또한 굉장히 기뻤어요.”

책을 바탕으로 한 전시회는 다행히 힐리 가족이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빈센트 힐리와 엄마 텔마 힐리의 유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김 작가는 사진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 작가의 시각은 이야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6개의 테마로 이뤄진 전시회는 첫 시작을 ‘빨간 다이어리’를 본떠 만든 거대한 책으로 출발한다.

“살가웠던 아들인 빈센트 힐리의 모습부터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부산에 묻혀 그 무덤을 가기 위해 10년 동안 돈을 모은 엄마의 마음, 그 이야기에 감동받아 인연을 맺게 된 한국의 엄마 김창근 여사(그 또한 한국전쟁에서 남편을 잃었다), 그리고 그 손녀들, 루이스 에반스와 그레이스 김(현재 호주 거주)의 만남까지 한 눈에 이 두 가족의 이야기를 알 수 있도록 했어요.”

특히 이 두 가족을 연결시켜 준 편지는 이번 전시회에서 중요한 테마 중 하나다. 김 작가는 편지를 한지와 폴리에스테르 필름을 이용해 전시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빈센트의 편지 끝엔 항상 막내 동생의 안부를 묻는다. 가족을 생각하는 따스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며 “텔마 힐리와 김창근 여사가 주고 받은 편지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참 따뜻한 편지”라고 덧붙였다.

(사진: 아티스트 겸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김소연 작가. (이미지 출처: Photo courtesy of artist Soyoun Kim))

두 가족의 인연은 배를 본떠 만든 세라믹에 과거와 현재의 사진이 함께 담긴 풍경으로 부각된다. 세라믹을 이용한 작품을 해 본 경험이 토대가 됐다. 이 이야기를 듣고 가장 먼저 풀어나갈 하나의 아이디어로 떠올랐고, 그렇게 두 가족의 인연을 오롯이 담아냈다.

호주에 살지만 한국이 고국이라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있다. 김 작가는 “이 두 가족의 이야기가 호주와 한국을 하나로 융합시켜주는 힘이 있다”고 했다.

“전쟁이란 비극에서 시작된 이야기지만 그 안에 그 아픔을 서로 보듬고 견뎌내며 사랑과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아름다웠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렇게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 3대째 그 인연이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 마음들이 지금 여기서 여전히 꽃피고 있고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두 가족의 ‘놀랍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는 주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9월 1일까지 이어진다.

한편, 두 가족의 이야기는 동명의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돼 내달 열리는 제 8회 호주한국영화제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 남겨진 편지들을 담아낸 ‘Dear 친애하는’作.)

(사진: 두 가족의 ‘인연’은 세라믹을 이용한 배 형태로 표현됐다.)

 

 

©TOP 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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