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사교육 열풍 우려 고조

 

초등학교 1, 2학년쯤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간단한 문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떠듬거린다.

이에 내레이터는 “모든 소외계층 자녀들에게 교육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몇 해전 국내 주요 TV에 연일 전파를 탄 연방정부의 나름 ‘공익광고’의 일부 내용이다.

당시 곤스키 보고서에 따른 연방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에 대한 홍보였다.

아무튼 호주 어린이들의 교육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더욱이 이제는 미취학 아동들의 조기 교육 열기마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 주내에서 유치원을 시작하는 어린이 6명 가운데 1명꼴로 이미 초등학교 1학년 수준 이상의 수리 능력을 구비하고 있어 영재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NSW주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유치원 원생들을 대상으로 학기 시작 5주 동안에 걸쳐 기초 읽기 및 수리 능력 테스트 (Best Start Assessment)를 실시하고 있다.

NSW주에서 유치원은 정규 학제에 포함된다.

교육당국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일괄적인 교육에서 탈피해 어린이 개개인에게 좀더 맞춤형 교육을 제공케 된다는 입장을 강변해왔지만 일부 교육자들은 “아동들의 조기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부정적 견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에 공개된 시험결과에 따르면 유치원 입학 어린이의 16% 가량이 이미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수리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기존의 유치원생 수능 기대치에 못미친 어린이는 6%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유치원 대상 평가고사(Best Start Assessment)를 준비한 뉴사우스웨일즈 교육당국은 오히려 “유치원생들에 대한 수능 기대치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즉, 상당수의 유치원생들이 이미 초등학교 1학년 수준에서 유치원 교육에 머물고 있는 상태라는 것.

찰스 스터트 대학 교육학과의 봅 페리 교수는 “이미 이런 결과는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며 “16%가량의 유치원 생들이 이미 초등학교 1학년 수리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페리 교수는 “결국 현재의 교육 체계는 유치원생도,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도 학교에서 배울게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가 현재의 교육 시스템때문이지, 부모들의 조기 교육열 때문인지, 혹은 유치원생들의 20% 가량이 1년 늦게 입학하기 때문인지의 여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뉴사우스웨일즈 교육부 역시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린이들의 수리 능력이 높아진 것 같다”며 “특히 어린이들이 유치원 입학에 앞서 다양한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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